*소설 속 둘은 성인입니다.










미유키, 나 케이크 먹고 싶슴다.”

, 밥 먹은 지 얼마 안 됐잖아?”

또 배고픈 걸 어쩌라고요!”

하아….”

 

미유키 카즈야 26.

최근 동거 중인 애인의 상태가 이상해져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받는 중인 평범한 남성이다.

 

 

 

오늘부터 아빠입니다

 

 

 

앞서 설명하였듯 나, 미유키 카즈야는 현재 동거 중인 여자가 있다.

 

나 왔어.”

다녀오셨슴까!”

 

해맑게 웃으며 현관으로 달려오는 저 여자는, 사와무라 에이준 25.

현재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는 나의 애인이다.

 

미유키, 무슨 케이크 사 왔슴까?”

초콜릿 케이크

오옷! 역시 미유키임다!”

 

, 추가하자면 찬바람이 쌩쌩 부는 이 추운 날 밖에 나가 그렇게 먹고 싶다던 케이크를 사온 나보다, 내 손에 들려있는 케이크를 더 반가워하는, 미운 애인이다.

 

역시 달콤한 케이크가 짱임다!”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오물오물 먹고 있는 저 얼굴을 보면 밉다는 표현이 금세 사라지지만.

누가 그랬던가.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고.

한숨을 쉬며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어두고, 거실에서 예능 프로를 보며 조각 케이크를 먹고 있는 사와무라의 옆자리에 앉았다. TV는 잘 보지 않는 타입이라 고개를 돌려 사와무라의 먹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 오해하지 마시길. 정말 우연이었다. (사와무라는 TV에 정신이 팔렸는지 내 눈길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그나저나.. 이 녀석, 이렇게 가슴이 컸었나? 아니, 원래 크긴 컸었지만. (여성의 신체에 그렇게 박식한 것도 아니지만 내가 봐도 이 녀석의 가슴은 평균 이상일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사와무라, 너 가슴 커진 것 같다?"

, 왜 남의 가슴 쳐다보고 그럼까?! 변태 안경!!”

가슴 만져지는 거 좋아하는 주제, !”

조용히 하십쇼!!”

 

그렇다고 때릴 필요 있었냐.. 맞은 등이 얼얼해지는 걸 보니 손자국이 생겼을 것 같다.

 

“… 사실 요즘 가슴이 좀 아픔다. 커진 것 같기도 하고…”

거봐, 내말 맞지?”

 

사실 생각해보면 요즘 사와무라의 상태는 좀 이상해졌다.

(평소에도 식욕은 왕성했지만) 엄청 먹어놓고 돌아서면 배고프다 그러고, 자주 피곤하다며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도 많아졌다. 사춘기가 다시 온 것처럼 예민해지는 횟수도 잦아지고….

잠깐, 이거, 설마….

 

미유키? 갑자기 왜 그러고 있슴까?”

사와무라, 너랑 나 며칠 정도 안 했지?”

하아?! , 그건 갑자기 왜요?!”

그냥 궁금해져서.”

아마… 한달 정도 안 했을걸요? 미유키도, 나도 요즘 바빴으니까….”

 

슬슬 불안감이 밀려오기 시작하였다.

에이, 괜찮아.

아마 내 기억을 더듬어본다면

 

우리마지막으로 했던 날, 콘돔 썼던가?”

? 그걸 제가 어떻게 기억함까, 애초에 그때 저 동창회에서 취해서 온 날일걸요….”

 

아아, 기억났다….

사와무라가 웬일로 애교를 떨길래, 나도 모르게 이성이 끊겼던 날이었다아니, 그도 그럴게 그렇잖아? 사랑하는 애인이 풀린 눈으로, 홍조를 띠고, 막 붙어온다고? 가슴도 크고 몸매도 꽤 좋고, 얼굴도 귀여운 애가. 혀 짧은 소리로 내 이름 부른다고그 큰 가슴이 말캉거리며 닿는데, 나도 건장한 남자인데, 그것도 혈기왕성한 20대인데, 그게 유혹이 아니면 뭐로 보이겠어?!

 

미유키? 아까부터 왜 그럼까?”

사와무라, 우리의 안전한 성생활을 증명할 겸 잠깐 테스트를 해 봐야 할 것 같아.”

? 무슨 테스트요?”

임신테스트.”

하아?!”

 

내 기억을 더듬어보자면안타깝게도 그때 콘돔은 안 썼던 것 같으니까.

 

*

 

전력으로 뛰어 가까운 약국에 도착했다.

조금 부끄러웠지만(사실 많이 부끄러웠다), 임신 테스트기를 사서 다시 집까지 전력으로 뛰었다.

규칙적인 호흡이 불가능할 정도로 뛰었는데도 머릿속에서는 여러 생각이 뒤엉켜 서로 싸우고 있었다.

정말, 만에 하나, 임신이면 어쩌지? 나는 그렇다 쳐도 사와무라나, 부모님들께는 뭐라 말씀드리지?

 

하아하아….”

“…정말로 사왔슴까?”

 

달밤에 제대로 운동했다.땀이 너무 나서 바깥이 그렇게 추웠는지도 모르겠다.주머니에 넣어뒀던 테스트기를 사와무라에게 건네고는 불안 반, 긴장 반으로 화장실에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마찬가지로 머릿속에서는 여러 생각이 뒤엉켜 서로 싸우고 있었다.)

그나저나정말, 과거의 나 왜 그랬냐..!!

 

*

 

..”

 

좌절하고 5분 정도 지났을까. 미동도 없던 화장실 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사와무라가 얼굴만 살짝 내밀고는 나를 바라본다.

 

“…어때?”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언제부터인가 손은 식은땀으로 축축해져 있다.)

 

임신….”

 

내 눈을 피하고는 슬며시 임신 테스트기를 보여준다.

 

맞아요….”

 

선명한 빨간 선 두 줄.

눈을 떼지 못한 채 볼을 세게 꼬집었다. 빼도 박도 못하는 현실이었다.

 

미유키, , 어쩌죠…?!”

 

울상을 지으며 내 옷깃을 잡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와무라와는 다르게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애초에각자 집안 어른들께는 뭐라 할지, 앞으로의 계획이라던가 마구 머리가 아파야 할 텐데, 갑자기 머릿속이 새하얘진 것도 모자라….

 

“…, 미유키…? ….”

 

.

 

웃고 있슴까…?”

 

나 자신, 왜 기뻐하고 있는 거야…?!

Posted by 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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