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었지만 미유키 생일기념
*2세 설정 있습니다 (BL)
*미유사와 둘은 성인입니다
*진단메이커로 받은 주제 (맨 마지막 문장이 주제였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이따금 창문을 때리지만 동시에 따스한 햇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피부에 온기를 느끼게 해 주었다.
"좋은 아침이야. 잘 잤어?"
폭신한 애기침대에 누워 하늘에 떠있는 해처럼 따스하게 웃어주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늦은 아침인사를 건넸다.
"에이준 아빠는 운동하러 갔나봐. 우리 공주님 웃고 있는거보니 에이준아빠가 밥 먹여주고 갔나 보구나?"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베시시 미소짓는 아이를 조심히 안아올려 품에 감싸안았다. 비시즌인 주말의 오전 10시. 너무나도 평온하기 그지 없었다.
"모처럼 가족 모두 쉬는 날인데 뭐 하면서 보낼까. 우리 공주님 데리고 드라이브 갈까?"
거실 창문을 통해 밖을 내려다보며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시즌 기간에는 거의 얼굴을 보여줄 수 없어 혹여나 날 잊었을까 걱정했었는데 우리 공주님은 비시즌이 시작되고 집으로 돌아온 첫날만 낯설어하고 그 뒤부터는 날 아빠로 인식해준 것 같다. 정말 누굴 닮았는지 확연히 보이는 친화력이라고 생각했다.
한손으로는 아이를 품에 앉고 한손으로는 향긋한 허브티를 마시며 소파에 등을 기댔다. 따뜻한 것이 입에서 가슴까지 천천히 퍼지는 것을 느끼니 저절로 몸의 긴장이 풀려 느슨해졌다.
"에이준아빠 오면 오랜만에 나가노에 가자고 해볼까? 할머니, 할아버지도 우리 공주님 보고 싶어하실거야."
아이는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무어라 옹알거리며 두손을 들어 나를 향해 허우적댔다. 그 작디작은 손에 손가락을 건네니 꼬옥 붙잡아 화답해주었다. 허브티와는 다른 따스함이 손을 타고 서서히 퍼져갔다. 조용하고 평온한 따스함이 집안을 서서히 메워가는 것을 느낄 쯤, 경쾌한 도어락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공주님~ 아빠 왔어요~"
"애 자고 있었으면 어쩌려고 그렇게 큰소리로 들어와?"
말은 빈정거리며 내뱉었지만 몸은 정반대로 미소지으며 현관으로 향했다.
"앗 카즈 드디어 깼슴까! 정말 변함없이 늦잠꾸러기라 큰일임다!"
"비시즌인데 좀 늦잠자면 어때. 너야말로 변함없이 성실하네. 그 케이크는 뭐야?"
성실하다고 칭찬하면 금방 우쭐해져서 자기자랑을 몇시간이고 조잘댈 녀석이기에 미리 입을 막을 겸 그의 손에 들려있는 예쁘게 포장된 케이크로 눈길을 돌려 물었다. 그라면 아무 생각없이 맛있어 보여서 사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뭔소림까 거참! 오늘 당신 생일이니까 러닝 나간 김에 사온거라구요!"
"엥?"
너무 뜻밖의 대답이라 순간 얼이 빠져 품속의 아이가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빨고 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에이준이 먼저 알아채고는 쪽쪽이를 물리기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오늘 내 생일이었어?"
"...정말 몇년이 지나도 자기 자신한테 무관심한건 여전하네요. 공주때문에 큰소리로 화도 못내고. 어휴"
전매특허인 고양이눈을 하고 날카롭게 쏘아보더니 비교적 작은 목소리로 핀잔을 주며 부엌식탁에 커팅한 케이크를 올려놓았다. 말차를 넣은 달콤쌉싸름한 케이크였다.
"당신 단거 별로 안 좋아하니까 며칠 전에 가게에다 미리 주문예약까지 해놓은검다. 최대한 안 달고 말차 팍팍 넣어달라구요. 러닝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만들어진거니까 지금이 제일 맛있을검다. 애 주고 얼른 먹으십쇼!"
어느새 씻고 옷까지 갈아입은 에이준이 내 옆으로 와서 팔을 벌렸다. 얼떨떨한 채 아이를 넘겨주고 내 앞에 놓인 말차케이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안먹으면 일주일동안 대화 안할검다. 생일축하 노래 불러줄테니까 촛불도 끄십쇼. 아차 자르기 전에 불붙일걸"
"순서 엉망진창이네"
"음믐므! 축하해주는데 의미를 두십쇼!"
뒤늦게 초를 케이크에 꽂고는 불을 붙였다. 맞은편에 앉은 에이준이 아이의 손을 잡고 박수를 치며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ㅡ사랑하는 카즈야, 생일 축하합니다~"
가만히 맞은편의 에이준과 아이를 바라보다 마지막 구절에 맞추어 숨을 내쉬어 불을 껐다.
"와아 카즈야 아빠 생일 축하해요~"
에이준이 가성으로 아이의 목소리를 대변하듯 축하해주며 박수를 쳐줬다.
"고마워. 잘먹을게"
초를 치우고 포크로 한입 떠 먹었다.
포근한 케이크를 씹을수록 말차의 쌉싸름함이 퍼져 달콤함이 과해지지 않도록 막아주었다.
"오, 맛있어"
"흠! 카즈야 입맛정도야 이제 제 손바닥 안이라구요!"
"그래그래. 고마워"
"너무 성의없게 말하는거 아님까?"
볼에 바람을 잔뜩 불어넣고는 아이처럼 노려보는 네가 너무 귀여워서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또 오해하기전에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에이준, 진짜야. 나 너무 행복해"
야구가 전부였던 나의 인생에 네가 나타나, 야구 외의 많은 것을 알게 해주고 싸우고 울고 웃으며 같이 나아가 어느새 너와 나 사이에 아이가 생기고 이렇게 평온하고 행복한 가정이 생겼는데.
어떻게 행복하지 않겠어?
"항상 느끼지만 난 너 없으면 못 살거야"
"얼씨구. 천상천하 유아독존 미유키 카즈야 어디갔슴까?"
"오, 나이먹더니 이제 그런 말도 쓸 줄 아네?"
"악 이거봐! 또!"
"핫핫핫"
진짜야. 네가 없던 생활은 이제 잘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니까. 이렇게 잔잔하고 소박하지만 충분히 따뜻한 행복은 네가 만들어 준거니까.
고마워, 눈물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네.
*2세 설정 있습니다 (BL)
*미유사와 둘은 성인입니다
*진단메이커로 받은 주제 (맨 마지막 문장이 주제였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이따금 창문을 때리지만 동시에 따스한 햇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피부에 온기를 느끼게 해 주었다.
"좋은 아침이야. 잘 잤어?"
폭신한 애기침대에 누워 하늘에 떠있는 해처럼 따스하게 웃어주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늦은 아침인사를 건넸다.
"에이준 아빠는 운동하러 갔나봐. 우리 공주님 웃고 있는거보니 에이준아빠가 밥 먹여주고 갔나 보구나?"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베시시 미소짓는 아이를 조심히 안아올려 품에 감싸안았다. 비시즌인 주말의 오전 10시. 너무나도 평온하기 그지 없었다.
"모처럼 가족 모두 쉬는 날인데 뭐 하면서 보낼까. 우리 공주님 데리고 드라이브 갈까?"
거실 창문을 통해 밖을 내려다보며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시즌 기간에는 거의 얼굴을 보여줄 수 없어 혹여나 날 잊었을까 걱정했었는데 우리 공주님은 비시즌이 시작되고 집으로 돌아온 첫날만 낯설어하고 그 뒤부터는 날 아빠로 인식해준 것 같다. 정말 누굴 닮았는지 확연히 보이는 친화력이라고 생각했다.
한손으로는 아이를 품에 앉고 한손으로는 향긋한 허브티를 마시며 소파에 등을 기댔다. 따뜻한 것이 입에서 가슴까지 천천히 퍼지는 것을 느끼니 저절로 몸의 긴장이 풀려 느슨해졌다.
"에이준아빠 오면 오랜만에 나가노에 가자고 해볼까? 할머니, 할아버지도 우리 공주님 보고 싶어하실거야."
아이는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무어라 옹알거리며 두손을 들어 나를 향해 허우적댔다. 그 작디작은 손에 손가락을 건네니 꼬옥 붙잡아 화답해주었다. 허브티와는 다른 따스함이 손을 타고 서서히 퍼져갔다. 조용하고 평온한 따스함이 집안을 서서히 메워가는 것을 느낄 쯤, 경쾌한 도어락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공주님~ 아빠 왔어요~"
"애 자고 있었으면 어쩌려고 그렇게 큰소리로 들어와?"
말은 빈정거리며 내뱉었지만 몸은 정반대로 미소지으며 현관으로 향했다.
"앗 카즈 드디어 깼슴까! 정말 변함없이 늦잠꾸러기라 큰일임다!"
"비시즌인데 좀 늦잠자면 어때. 너야말로 변함없이 성실하네. 그 케이크는 뭐야?"
성실하다고 칭찬하면 금방 우쭐해져서 자기자랑을 몇시간이고 조잘댈 녀석이기에 미리 입을 막을 겸 그의 손에 들려있는 예쁘게 포장된 케이크로 눈길을 돌려 물었다. 그라면 아무 생각없이 맛있어 보여서 사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뭔소림까 거참! 오늘 당신 생일이니까 러닝 나간 김에 사온거라구요!"
"엥?"
너무 뜻밖의 대답이라 순간 얼이 빠져 품속의 아이가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빨고 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에이준이 먼저 알아채고는 쪽쪽이를 물리기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오늘 내 생일이었어?"
"...정말 몇년이 지나도 자기 자신한테 무관심한건 여전하네요. 공주때문에 큰소리로 화도 못내고. 어휴"
전매특허인 고양이눈을 하고 날카롭게 쏘아보더니 비교적 작은 목소리로 핀잔을 주며 부엌식탁에 커팅한 케이크를 올려놓았다. 말차를 넣은 달콤쌉싸름한 케이크였다.
"당신 단거 별로 안 좋아하니까 며칠 전에 가게에다 미리 주문예약까지 해놓은검다. 최대한 안 달고 말차 팍팍 넣어달라구요. 러닝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만들어진거니까 지금이 제일 맛있을검다. 애 주고 얼른 먹으십쇼!"
어느새 씻고 옷까지 갈아입은 에이준이 내 옆으로 와서 팔을 벌렸다. 얼떨떨한 채 아이를 넘겨주고 내 앞에 놓인 말차케이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안먹으면 일주일동안 대화 안할검다. 생일축하 노래 불러줄테니까 촛불도 끄십쇼. 아차 자르기 전에 불붙일걸"
"순서 엉망진창이네"
"음믐므! 축하해주는데 의미를 두십쇼!"
뒤늦게 초를 케이크에 꽂고는 불을 붙였다. 맞은편에 앉은 에이준이 아이의 손을 잡고 박수를 치며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ㅡ사랑하는 카즈야, 생일 축하합니다~"
가만히 맞은편의 에이준과 아이를 바라보다 마지막 구절에 맞추어 숨을 내쉬어 불을 껐다.
"와아 카즈야 아빠 생일 축하해요~"
에이준이 가성으로 아이의 목소리를 대변하듯 축하해주며 박수를 쳐줬다.
"고마워. 잘먹을게"
초를 치우고 포크로 한입 떠 먹었다.
포근한 케이크를 씹을수록 말차의 쌉싸름함이 퍼져 달콤함이 과해지지 않도록 막아주었다.
"오, 맛있어"
"흠! 카즈야 입맛정도야 이제 제 손바닥 안이라구요!"
"그래그래. 고마워"
"너무 성의없게 말하는거 아님까?"
볼에 바람을 잔뜩 불어넣고는 아이처럼 노려보는 네가 너무 귀여워서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또 오해하기전에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에이준, 진짜야. 나 너무 행복해"
야구가 전부였던 나의 인생에 네가 나타나, 야구 외의 많은 것을 알게 해주고 싸우고 울고 웃으며 같이 나아가 어느새 너와 나 사이에 아이가 생기고 이렇게 평온하고 행복한 가정이 생겼는데.
어떻게 행복하지 않겠어?
"항상 느끼지만 난 너 없으면 못 살거야"
"얼씨구. 천상천하 유아독존 미유키 카즈야 어디갔슴까?"
"오, 나이먹더니 이제 그런 말도 쓸 줄 아네?"
"악 이거봐! 또!"
"핫핫핫"
진짜야. 네가 없던 생활은 이제 잘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니까. 이렇게 잔잔하고 소박하지만 충분히 따뜻한 행복은 네가 만들어 준거니까.
고마워, 눈물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네.
'다이아몬드 에이스 > 짤막한 단편,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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